관리 메뉴

MisoEnglish

[칼럼] 구글 실시간 통역 시대, 이제 영어 공부는 안 해도 될까? 본문

Living English

[칼럼] 구글 실시간 통역 시대, 이제 영어 공부는 안 해도 될까?

slowblooms 2025. 12. 28. 08:57

[칼럼] 구글 실시간 통역 시대, 이제 영어 공부는 안 해도 될까?

최근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이 놀라운 성능의 실시간 통역 기술(스마트폰, 이어버드 등)을 선보이면서 많은 사람이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와, 이제 통역기가 다 해주는데 굳이 힘들게 영어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영어 공부는 여전히 필요하며, 오히려 그 중요성이 다른 방식으로 더 커졌다"**는 것입니다.

물론 통역 기술의 발전은 우리 삶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해외여행 가서 식당에서 주문하거나, 길을 찾고, 호텔 체크인을 하는 식의 '생존형 소통'은 이제 통역 앱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해졌습니다. "영어를 몰라서 국제 미아가 되는 일"은 옛말이 된 것이죠.

하지만 기계가 대신해 주는 소통에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AI 시대에도 우리가 여전히 영어를 배워야 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스마트폰 화면 너머의 '진짜 연결(Rapport)'을 위해

통역 앱을 사용해 대화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대화의 과정은 이렇습니다. 상대가 말을 하면, 나는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며 번역된 텍스트를 읽거나 이어폰에서 나오는 기계음을 듣습니다. 그리고 1~2초 뒤에 반응합니다.

대화의 핵심은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Eye contact), 미세한 표정 변화를 읽으며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통역기를 거치는 순간, 두 사람 사이에는 '기계'라는 벽이 생기고 시선은 상대방이 아닌 허공이나 화면을 향하게 됩니다.

특히 비즈니스나 중요한 만남에서 깊은 신뢰와 정서적 유대감(라포, Rapport)을 형성하려면, 서툴더라도 직접 상대의 눈을 보고 내 목소리로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곧 상대에 대한 존중이기 때문입니다.

2. AI가 놓치는 미묘한 '뉘앙스'와 '문화적 맥락'

AI 번역이 아무리 발전해도 여전히 어려워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행간의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그거 참 잘됐네(That's just great)"라는 말은 상황에 따라 진심 어린 축하일 수도, 비꼬는 말(Sarcasm)일 수도 있습니다. AI는 이 미묘한 뉘앙스와 분위기를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농담이나 문화적 배경이 깔린 관용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정한 소통은 단순히 단어를 1:1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 속에 담긴 문화와 맥락을 이해할 때 가능합니다.

3. 정보의 '속도'와 AI를 '검증'하는 능력

인터넷상의 가장 최신 고급 정보, 논문, 글로벌 뉴스는 대부분 영어로 가장 먼저 생산됩니다.

매번 번역기를 돌려서 정보를 습득하는 사람과, 영어를 모국어처럼 즉시 읽고 이해하는 사람의 정보 처리 속도와 깊이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통역기를 켤 시간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검증 능력'**입니다. AI는 완벽하지 않으며 여전히 오역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요한 계약이나 전문적인 내용에서 AI가 실수를 했을 때, 본인이 영어를 전혀 모른다면 그 치명적인 오류를 잡아낼 수 없습니다.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제대로 부리기 위해서라도 기본적인 언어 능력은 필수적입니다.

 

마무리하며: 영어 학습의 목표가 바뀌었다

AI 통역 기술은 분명 훌륭한 도구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과거처럼 "여행 가서 밥이나 제대로 시켜 먹으려고" 초급 영어에 매달릴 필요는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앞으로의 영어 공부는 더 높은 차원을 향해야 합니다.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 남들보다 한발 앞서 고급 정보를 다루기 위해, 그리고 AI를 주체적으로 활용하고 검증하기 위해 영어는 여전히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통역 앱은 훌륭한 '보조 바퀴'일 뿐, 결국 자전거를 운전하는 것은 여러분 자신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