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햄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미국 전역을 뒤덮은 ‘원조 논쟁’ 이야기
🍔 햄버거 인문학 시리즈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먹는 햄버거에는
이민, 산업, 문화가 뒤섞인 흥미로운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① 누가 햄버거를 처음 만들었는지,
② 어떻게 패스트푸드 제국으로 성장했는지,
③ 한국에는 어떻게 들어와 ‘K-버거’로 자리 잡았는지
차례대로 살펴봅니다.

1. 누가 햄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 미국 전역을 뒤덮은 ‘원조 논쟁’ 이야기
🍔 누가 햄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 끝나지 않는 ‘원조 논쟁’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먹는 햄버거에도
“도대체 누가 처음 만들었냐”를 둘러싼 꽤 치열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원조는 우리 동네다!” 라고 주장하는 곳이
미국 안에만 여러 군데라는 점이에요.
1. 왜 이렇게 ‘원조’가 많을까?
햄버거가 등장한 시기는 19세기 후반~20세기 초입니다.
당시 미국 곳곳의 박람회, 노점, 다이너(작은 식당) 에서
싸고 간편한 음식으로 팔리기 시작했죠.
그런데 이 시기에는
- 작은 노점 장사에 대한 기록이 거의 남지 않았고
- “누가 처음 빵 사이에 고기를 넣었다” 같은 디테일은
뉴스나 문서에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기준에서 보면,
정확한 ‘1등’을 가리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후보만 여러 명,
결론은 “아직도 논쟁 중”인 상태죠.
2. 대표적인 ‘원조 후보’들
1) 찰리 네그린 (Charlie Nagreen) – 위스콘신주 시모어, 1880년대
- 1880년대, 위스콘신주의 시모어(Seymour) 박람회에서
15살 소년 찰리가 미트볼(고기완자)을 팔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 사람들이 서서 돌아다니면서 먹기 불편해하자,
- 미트볼을 납작하게 눌러
- 두 조각 빵 사이에 끼워 팔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 사람들은 그를 **“Hamburger Charlie(햄버거 찰리)”**라고 불렀다고 해요.
이 이야기대로라면,
햄버거는 “걸어 다니면서 먹기 좋으라고” 만들어진
휴대용 길거리 음식에서 시작된 셈입니다.
2) 멘체스 형제 (Frank & Charles Menches) – 뉴욕주 햄버그, 1885년
- 멘체스 형제는 미국 중서부를 다니며
소시지 샌드위치를 팔던 장사꾼이었습니다. - 1885년 뉴욕주 Hamburg(햄버그) 박람회에서
무더위 때문에 도축장이 돼지를 잡지 않아 소시지를 못 구하게 되자,- 대신 갈은 소고기를 사용해 패티를 만들고
- 그걸 빵 사이에 끼워 팔았다고 전해집니다.
- 이때 장사가 열린 마을 이름이 바로 Hamburg.
그래서 여기서 “hamburger”라는 이름이 나왔다는 주장입니다.
3) 루이스 라센 (Louis Lassen) –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1900년경
-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의 작은 가게 Louis’ Lunch는
지금도 “우리가 첫 햄버거를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 한 손님이 “빨리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음식 없느냐”고 묻자,
- 잘라 두었던 다진 쇠고기 스테이크를 구워
- 빵 두 조각 사이에 끼워 내어준 것이 시작이었다는 이야기예요.
이 가게는 지금도 **‘햄버거의 성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고,
관광객들이 일부러 찾아가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4) 플렛처 데이비스 (Fletcher Davis) – 텍사스주 애선스, 1880년대
- 텍사스의 요리사 **플렛처 데이비스(Old Dave)**는
1880년대 후반부터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다진 소고기 패티에
- 겨자, 양파, 피클을 곁들인 샌드위치를 팔았다고 전해집니다.
- 텍사스 주 의회는 아예 결의안을 통해
“햄버거의 원조는 텍사스 애선스의 Fletcher Davis”라고 선언하기도 했어요.
3. “그럼 진짜 원조는 누구야?” – 역사학자들의 시각
여러 기록을 종합하면, 역사학자들은 이렇게 봅니다.
1880년대 후반~1900년대 초,
미국 여러 지역의 박람회와 노점, 작은 식당들에서
비슷한 형태의 “고기 패티 + 빵” 샌드위치가
동시에, 자연스럽게 생겨났을 가능성이 크다.
즉, 햄버거는
- 어떤 “한 명의 천재 발명가”의 작품이라기보다는
- 비슷한 시대, 비슷한 필요를 가진 사람들이
각자 나름대로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서로 닮아가며 굳어진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4. 정리 – ‘원조’보다 더 흥미로운 부분
정리하자면,
- **“진짜 1등은 누구냐”**는 지금까지도 정확히 결론이 나지 않았고,
- 오히려 그 모호함 덕분에
각 지역이 자기 이야기를 덧붙여
**재미있는 ‘햄버거 전설’**들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햄버거는
한 사람의 이름보다,
그 시대를 살던 수많은 이민자·노점상·장사꾼들의
생활감각과 창의성이 모여 만들어 낸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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