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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이름을 불러도 될까? (수평적인 척하는 미국의 수직 사회)

slowblooms 2025. 12. 2. 04:33

미국 문화를 알면 영어가 들린다 (Vol.5)

사장님 이름을 불러도 될까? (수평적인 척하는 미국의 수직 사회)

안녕하세요, MisoEnglish의 Michelle입니다.

드디어 <미국 문화를 알면 영어가 들린다> 시리즈의 마지막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 생활의 꽃이자, 가장 치열한 현장인 직장(Workplace)
학교(School) 문화를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미국 회사를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고, 사장님과 다리를 꼬고 앉아 농담을 주고받는
자유로운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맞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수평적이고 자유로워 보입니다.
하지만 그 자유로움 속에는 한국보다 더 무서울 수 있는
‘프로의식’‘보이지 않는 선’이 존재합니다.

 

오늘은 그 미묘한 줄타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부장님 이름, 진짜 그냥 불러도 되나요?

한국에서는 “김 부장님”, “박 대리님”처럼
직함이 곧 이름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대통령에게도 “Mr. President”라고 하거나,
친해지면 이름을 부르는 문화입니다.

 

그렇다면, 처음 만난 상사나 교수님에게 대뜸
“Hi, Tom!”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절대 아닙니다.

 

미국에도 분명히 예의가 존재합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Mr. / Ms. / Dr. / Professor + 성(Last Name)
로 부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대방이 먼저

“Please, call me Tom.”
(그냥 톰이라고 부르세요.)
라고 ‘허락’을 해 주었을 때 비로소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는 사이를
“on a first-name basis”라고 합니다.

 

허락 없이 이름부터 부르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친한 사이라고 누가 그랬지?”라는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2.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다? (천만의 말씀!)

많은 분들이

“영어는 존댓말이 없으니까 쿨한 언어다.”
라고 오해합니다.

그래서 윗사람에게도

“Give me the file.”
(파일 줘.)
처럼 명령조로 말하는 실수를 범하곤 합니다.

 

영어에도 분명히 ‘위계’가 있고,
한국어만큼 섬세하진 않더라도 ‘존댓말에 해당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단지 한국어처럼 단어 뒤에 ‘요/니다’를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문장의 길이우회적 표현(indirectness)으로 예의를 표현할 뿐입니다.

 

핵심은 한 줄입니다.

“직접적으로 말할수록 반말에 가깝고,
길고 돌려 말할수록 공손해진다.”

 

직설형 (Direct)
“Send me the report.”
(리포트 보내.) → 명령

 

정중형 (Polite)
“Could you send me the report?”
(리포트 좀 보내주실래요?) → 요청

 

매우 정중한 표현 (Very Formal)
“I was wondering if you could possibly send me the report.”
(혹시 가능하시다면 리포트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 극존칭에 가까운 정중함

 

특히 “can” 대신 “could”를 쓰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형이기 때문이 아니라,
현실에서 한 발짝 물러난 뉘앙스를 만들어
상대방을 덜 압박하고, 공손하게 들리도록 하는
영어식 겸양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이름은 Tom이라고 부르더라도,
업무를 요청할 때는 “Could you ~ ?”를 자연스럽게 쓰는 것이
진짜 프로다운 비즈니스 영어입니다.


3. “악마의 대변인”이 되라고요?

Expression: “Let me play devil’s advocate.”
(제가 악역을 맡아 반대 입장에서 말해볼게요.)

 

미국 회의 시간에 정말 자주 들리는 표현입니다.
직역하면 “악마의 변호사가 되겠다”는 뜻인데,
갑자기 웬 악마일까요?

 

미국 문화는 건전한 토론(debate)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모두가 “Yes”라고 할 때,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며 논리의 허점을 찾아내는 역할을
“devil’s advocate”라고 부릅니다.

 

한국에서는 상사의 의견에 반대하면
“토를 단다”, “찍히겠다”라고 걱정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이 있어야
회의가 더 생산적이라고 믿는 문화가 있습니다.

누군가

“Let me play devil’s advocate for a second.”
라고 말한다면, 싸우자는 신호가 아니라

“더 좋은 결론을 위해 일부러 딴지를 걸어볼게요.”
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4. 칭찬 샌드위치 (The Sandwich Method)

마지막으로, 미국인의 피드백 화법입니다.

미국인 상사는 부하 직원을 혼낼 때
웬만하면

“이거 틀렸어, 다시 해!”
라고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칭찬 + 비판 + 칭찬]의 구조로,
비판을 빵(칭찬) 사이에 햄처럼 끼워 넣는
“샌드위치 피드백(sandwich feedback)”을 자주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Michelle, 이번 프로젝트 아이디어는 정말 훌륭했어! (칭찬)
그런데(But), 데이터 분석 부분은 조금 보완이 필요해 보여. (비판 – 핵심)
그래도 전체적인 방향성은 아주 좋아. 계속 힘내줘! (칭찬)”

앞뒤의 칭찬에만 취해 버리면,
정작 가운데 들어 있던 진짜 메시지를 놓치기 쉽습니다.

 

미국인의 진짜 속마음은
대부분 “But” 뒤에 나온다는 사실,
꼭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시리즈를 마치며

총 5회에 걸쳐
<미국 문화를 알면 영어가 들린다> 시리즈를 연재했습니다.

 

스포츠에서 시작해, 스몰토크, 식당, 파티,
그리고 오늘의 직장 문화까지.

우리가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단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삶’
함께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 시리즈가 여러분이 미드나 영화를 볼 때,
그리고 언젠가 미국인과 함께 일하거나 대화할 때,

“아, 그래서 저런 말을 했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작은 가이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미.문.영] 시리즈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MisoEnglish는 깊이 있고 따뜻한 영어 이야기로
계속 찾아오겠습니다.

 

 

 

 

© MisoEnglish / Michelle Kim. This is original content written by the author. Unauthorized reproduction or full reposting is prohibited. You may quote short parts only with clear credit and a link to the original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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