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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규칙을 모르면 비즈니스 영어가 들리지 않는 이유

slowblooms 2025. 12. 1. 04:49

야구 규칙을 모르면 비즈니스 영어가 들리지 않는 이유

지난 프롤로그에서 말씀드렸듯,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미국인들의 삶을 지배하는 ‘스포츠’, 그중에서도 ‘야구(Baseball)’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한국어에도 바둑에서 유래한 표현들(“무리수를 두다”, “포석을 깔다”)이 많듯,
미국 영어에는 야구에서 유래한 표현들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비즈니스 현장에서 중요한 순간에 이 표현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야구라는 배경을 모르면 문맥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단어의 뜻은 알지만 의도가 들리지 않았던 순간들,
이제부터 잠깐, 야구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 야구 1루를 영어로? (기본 정리)

먼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질문부터 짚고 갈게요.

  • 1루first base
  • 2루second base
  • 3루third base
  • 홈플레이트(홈)home plate / home

그래서 야구 중계에서 이런 식으로 말합니다.

  • He’s on first base.
    → 그는 1루에 나가 있다.
  • The runner is safe at home.
    → 주자가 홈(홈플레이트)에서 세이프다.

이렇게 베이스(base) 개념을 알고 나면,
뒤에서 설명할 rain check, touch base, throw someone a curveball 같은

비즈니스 영어 표현도 훨씬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왜 야구를 모르면 비즈니스 영어가 들리지 않는지” 살펴볼까요?


1. 비도 안 오는데 Rain check?

Expression: “Can I take a rain check?”

의미: 다음을 기약해도 될까요? / 이번엔 어렵고, 다음에 꼭 다시 하자요.

 

미국인 친구나 동료에게 식사를 제안했을 때, 돌아온 대답이
“I’ll take a rain check.”이라면, 괜히 하늘을 한번 쳐다보게 됩니다.
“아니, 비도 안 오는데 갑자기 웬 비 타령이지?” 하는 생각이 들죠.

 

19세기 말, 미국의 야구장은 지붕이 없었습니다.
경기가 비로 인해 취소되면 구단은 관중들에게
“다음 경기에 입장할 수 있는 교환권”을 나누어 주었는데,
그 티켓의 이름이 바로 “Rain Check”이었습니다.

이 문화가 일상으로 넘어오면서,
누군가의 제안을 지금 당장은 받을 수 없지만
“나중에 꼭 다시 하자”는 의미를 담은 정중한 거절, 혹은 연기의 표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단순히 “No.”라고 잘라 거절하는 것보다,
“다음 기회(티켓)를 달라”는 뉘앙스이기 때문에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부드러운 표현이 됩니다.

 

[Example]
A: “Do you want to grab dinner tonight?”
    (오늘 저녁 같이 식사할래요?)
B: “I’d love to, but I have a deadline. Can I take a rain check?”
    (그러고 싶은데 마감이 있어서요. 다음에 해도 될까요?)


2. 베이스를 터치하다? Touch base

Expression: “Let’s touch base later.”
의미: 나중에 다시 연락해서 상황을 공유합시다 / 잠깐 이야기 나누죠.

 

비즈니스 이메일이나 회의에서 정말 자주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여기서 base는 야구장의 1루, 2루, 3루에 놓인 그 베이스(Base)를 뜻합니다.

야구에서 주자가 베이스를 밟고(touch) 있는 동안은
수비수에게 태그당하지 않는, 일종의 ‘안전한 상태’가 됩니다.
팀 입장에서는 “여기까지는 잘 와 있다”는 확인 지점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일상 영어에서 “touch base”는,
주자가 베이스를 밟듯이 서로의 상황을 확인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일을 안전하게 진행하자는 의미로 쓰입니다.

우리말로는 “연락하다”, “잠깐 이야기 나누다” 정도로 옮길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단순한 연락이 아니라
“서로의 연결(connection)을 확인한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습니다.

 

[Example]
“I just wanted to touch base with you regarding the project.”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잠깐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꼭 큰 회의가 아니어도 됩니다.
짧은 이메일, 5분 통화, 복도에서 스치는 대화까지 모두 포함하는
가벼운 ‘체크인(check-in)’ 느낌으로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3. 인생은 변화구: Throw someone a curveball

Expression: “He threw me a curveball.”
의미: 그가 나를 당황하게 했다 / 전혀 예상 못 한 질문(상황)을 던졌다.

 

직역하면 “그가 나에게 커브볼을 던졌다”입니다.
야구에서 투수가 던지는 커브(curveball)
Coming straight… 하다가, 갑자기 툭 떨어지거나 옆으로 휘어지는 공입니다.
타자 입장에서는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죠.

일상 영어에서 이 표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나
“갑작스러운 난관, 돌발 상황”을 의미합니다.
상대방이 예고 없이 곤란한 질문을 던졌을 때,
혹은 프로젝트 진행 중 전혀 예상 못 한 문제가 튀어나왔을 때 쓸 수 있는 표현입니다.

 

[Example]
“The interview was going well until he threw me a curveball.”
(인터뷰가 잘 진행되다가, 그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져서 당황했어.)


마치며: 영어 단어 뒤에 숨은 ‘야구장 장면’을 떠올리기

이처럼 영어 단어 하나에도 그들의 역사와 문화가 숨 쉬고 있습니다.
rain check, touch base, throw a curveball
그냥 단어가 아니라, 모두 “야구장에서 벌어지는 실제 장면”에서 온 표현들입니다.

앞으로 미드나 영화, 혹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이런 표현이 들린다면,
단순히 글자만 보지 마시고,
머릿속에서 “야구장의 상황”을 한 번 그려보세요.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순간,
영어가 더 선명하고, 더 생생하게 들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미국인은 왜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까?]라는 주제로,
미국 특유의 스몰토크(Small talk) 문화를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 MisoEnglish / Michelle Kim. This is original content written by the author. Unauthorized reproduction or full reposting is prohibited. You may quote short parts only with clear credit and a link to the original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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